우리는 늘 누군가를 설득한다. 가족과 외식 장소를 정하는 일부터 중요한 비즈니스 협상까지 알게 모르게 서로가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설득을 잘하면 별다른 갈등 없이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거나 타인의 행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상대의 공감과 동의를 얻는 설득은 일종의 사회적 영향력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설득을 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동일한 메시지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득을 잘하려면 먼저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설득 메시지를 준비해야 한다.

설득 상대의 성향에 부합하는 이른바 ‘동기 적합성(motivation fit)’을 주는 메시지는 상대의 공감이나 동의·의욕 등을 더욱 원활하게 이끌어낸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동기과학센터 연구팀은 인간의 성향을 성취지향형(promotion focus)과 안정지향형(prevention focus)으로 구분했다. 성취지향형 인간은 주어진 목표를 이익을 얻거나 발전하기 위한 기회로 여긴다.

또한 목표 달성에 성공할 경우 자신에게 생길 이익과 보상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안정지향형 인간은 책임을 완수하고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목표 달성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달성하지 못함으로써 잃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상대가 성취지향형이냐 안정지향형이냐에 따라, 동일한 내용이라도 메시지 표현만 다르게 함으로써 동기 적합성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도록 설득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때 자녀가 성취지향형이라면 획득을 강조하는 메시지(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건강해 질 수 있다)가 효과적이다.

반면 자녀가 안정지향형이라면 손실을 강조하는 메시지(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지 않으면, 질병에 걸릴 수 있다)가 효과적이다. 실제로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동기 적합성을 느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과일과 채소를 21% 더 많이 섭취했다.

동기 적합성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령 페널티킥 연습을 하는 축구 선수에게 감독이 다음과 같이 지시한다고 가정해 보자.


A. 다섯 번 중 적어도 세 번은 득점하길 바란다.

B. 다섯 번 중 두 번 이상은 실축하지 말아야 한다.


A와 B의 내용은 같지만 A는 성취지향형에, B는 안정지향형에 적합한 표현이다. 실제로 독일 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감독 지시가 자신의 성향과 일치한 선수들의 페널티킥 성공률은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 휠씬 높았다. 3점 슛 연습을 하는 미국 농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도 이와 동일했다.

동기에 부합하는 지시를 받았을 때 성취지향형 선수들은 약 30% 더 높은 득점률을 나타냈으며, 안정지향형 선수들 역시 거의 2배 가까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정도 점수차는 경기 승패를 좌우한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개인 성향에 맞춘 리더의 세심한 말 한마디가 조직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설득 확률을 높이려면 상대에게 동기 적합성을 주는 메시지를 준비하는 수고가 뒤따른다. 그러려면 먼저 상대 마음을 헤아리고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설득의 본질은 역지사지(易地思之)다.